오너와의 고리 끊어라 -대우해결사 오호근의 현대해법

  • 입력 2000년 8월 11일 18시 40분


“지배구조 개선없이는 현대사태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대우 워크아웃 처리를 1년 이상 진두지휘하고 있는 오호근(吳浩根·사진)대우구조조정협의회 의장이 바라보는 현대사태 해법이다. 시장에서 “현대가 자칫 대우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대우 해결사’인 그가 바라보는 시각은 남다르다.

오의장은 “현대는 우량 계열사가 있다는 점에서 대우와 다른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의 신뢰를 잃은 기업의 경우 기존 경영진과의 고리를 완전히 끊지 않으면 어려움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우 건설부문과 대우중공업 등이 상반기 흑자를 낸 것도 결국 김우중(金宇中) 전 회장 및 기존 경영진의 영향력이 완전 차단되면서 대우가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믿음을 시장에 심어주었기 때문이라는 지적.

그는 “현대사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오너와 문제 경영인 퇴진 등) 지배구조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자구노력을 한다 해도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위기는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오너와 문제 경영진 퇴진은 ‘실질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러난 뒤에도 막후에서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하면 기업회생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설명.

하지만 현대의 경우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형제들간의 갈등, 일부 경영진의 기득권 집착으로 문제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

오의장은 “(오너와 문제 경영인들이) 스스로 물러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최악의 경우 1, 2개 계열사를 워크아웃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도 현대와 시장안정을 위해 (정부와 채권단이) 생각해볼 수 있는 카드”라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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