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재무제표 첫 발표]4대그룹 매출39% 내부거래

  • 입력 2000년 8월 1일 23시 41분


현대 삼성 LG SK 등 4대그룹의 계열사간 내부 매출이 155조원으로 4대그룹 전체 매출의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그룹을 한 회사로 간주해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할 경우 그룹매출액이 계열사 매출을 합친 것보다 내부거래분만큼 줄게 된다.

특히 현대 한진 쌍용 한솔 두산 코오롱 새한 한라 강원산업 등 9개 그룹은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은 16대그룹을 대상으로 지난해말 기준으로 작성한 결합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4대그룹의 총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9.2%로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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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별 내부거래 비중은 삼성이 41.7%로 가장 높았고 현대 38.1%, LG 38%, SK 36.1%의 순으로 계열사간 거래가 많았다. 4대그룹이하에서는 한솔과 새한이 각각 25.2%와 23.8%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현대그룹은 결합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금융회사를 제외할 경우 229.72%로 염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영업에서 벌어들인 이익규모가 이자를 감당하지 못했다. 또 금융업 때문에 그룹전체 재무구조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었다.

특히 국내에서 장사를 잘한 것으로 나타난 삼성과 LG의 경우 해외에서는 수익성이 국내의 3분의 1 내지 4분의 1에 그쳐 초기투자가 많은 해외에서의 영업실적은 취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4대그룹들은 국내부문에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률이 5.1%에 달했지만 해외부문에서는 1.7%로 효율성이 국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날 발표된 16대그룹의 결합재무제표를 주채권은행들이 여신건전성 심사를 할 때 판단기준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결합재무제표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진 그룹과 부채가 매출액을 크게 넘어서는 그룹들은 시장참여자들의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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