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 2차구조조정 앞두고 '홀로서기' 몸부림

  • 입력 2000년 7월 17일 18시 53분


노정협상에서 골격이 드러난 2차 은행구조조정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자본확충 및 타업종 지분참여를 추진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2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레머전무가 25일경 방한해 외환은행 증자에 코메르츠방크가 참여할 것인지 정식 협의할 예정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은행 2차 구조조정 골격이 드러난 이후 코메르츠방크가 증자협의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며 “코메르츠방크는 지난달말 은행 관계자가 직접 방문해 증자요청을 할 때만 해도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머전무는 이번에 방한해 증자문제와 외환은행의 금융지주회사 편입 등에 대한 코메르츠방크의 입장 등을 정부측에도 전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외환은행이 잠재부실을 전액 반영한 6월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8%를 넘지만 워크아웃 여신의 추가 부실을 감안할 때 증자를 통해 코메르츠방크로부터 일정 정도 자본을 끌어들여야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조흥은행 위성복(魏聖復)행장은 “상반기에 잠재부실이 없기 때문에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내년 종합금융그룹 설립을 목표로 현재 보험사 한 곳에 지분참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현재 조흥은행이 삼성 교보생명 중 교보쪽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흥은행은 보험사 한 곳에 지분참여해 내년에 은행과 보험업무가 결합된 방카슈랑스 업무 등을 포함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은 정부가 최근 공적자금투입은행과 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8%미만 은행으로부터 경영계획서를 9월까지 제출받아 경영평가위원회에서 독자생존은행과 금융지주회사편입 은행을 판가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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