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政 숨가빴던 협상과정]엎치락뒤치락 3시간

  • 입력 2000년 7월 11일 19시 12분


금융 총파업의 대타결의 가능성을 높인 4차 협상은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 결과를 놓고 혼선을 빚었다.

명동성당 교육관에서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이용득금융노조위원장과 이용근금감위원장의 단독회담에서 타협가능성이 알려진 것은 오후 2시30분경. 노조측의 하익준정책부장은 “정리할 사항이 있다”며 노트북PC 반입을 요청, 타결 합의문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이때부터 사진기자와 취재기자 등 100여명이 모여들기 시작, 오후 3시경 한 통신사는 ‘협상타결’로 1보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한시간 이상 끌던 협상은 3시50분경 금융노조 하익준정책부장이 나와 “협상은 결렬이다. 흘러나온 타결 소식은 연세대에서 농성 중인 파업대오를 흩뜨리기 위한 교란작전이다”라고 말하면서 급반전됐다.

이에 오후 4시경 이용득금융노조위원장이 나와 협상결과에 대해 “금감위원장은 실권이 없다.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이헌재장관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장관은 ‘안돼 안돼’라며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용근금감위원장은 100여명의 취재진이 이용득금융노조위원장에게 질문공세를 펴는 동안 건물 뒤쪽으로 빠져나갔다.

15분 뒤 결국 협상결렬로 가닥이 잡히려는 순간 김호진노사정위원장이 기자들을 만나 11일중 타결 가능성을 한껏 높여놓았다. 김위원장은 “크게 보아 협상이 거의 타결됐다. 반입한 노트북PC로 양측 주장과 합의사항을 정리하던 중이었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결렬됐을 뿐이다. 1시간 뒤 공개할 수 없는 장소에서 이헌재장관을 포함한 금융노조측 대표가 추가 협상을 가질 것이다. 나는 결과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남순한국노총위원장은 협상장을 나오며 이헌재장관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위원장은 본인이 이헌재장관과 직접 통화한 사실을 밝히면서 “‘당신이 이렇게 뒤에서 개입하려면 아예 협상에 참여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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