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기업인들 줄줄이 방북…정주영씨등 잇달아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17분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는 이달 중순부터 기업인들의 북한 방문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현대 정주영 전명예회장을 비롯해 삼성 이건희 회장 등 정상회담 이후로 방북 일정을 미뤄뒀던 기업인들이 잇따라 북한을 방문하는 것을 비롯,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이 잇따라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

특히 이번 회담의 최대 이슈인 남북한 경제 협력 문제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기업인들의 방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남북경협을 가장 주도적으로 펼쳐온 현대 정주영 전명예회장은 이달 말 다시 북한을 방문한다. 현대는 정 전명예회장과 김정일 총비서의 면담을 통해 통천 경공업단지 조성과 관광위락시설 착공 문제, 서해안공단 부지 선정 등을 일괄 타결짓기 위해 정 전명예회장의 방북을 추진했었지만 정상회담 개최 이후로 방북 시기를 늦췄었다.

삼성은 50만평 규모의 전자단지를 남포와 해주일대에 조성하는 계획을 마무리짓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 회장의 방북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자단지 조성에 관한 북한측과의 실무협의가 급진전될 경우 빠른 시일내에 이회장의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북 출신 기업인들로 구성된 고향투자협의회 소속 기업인들의 방북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정상회담 발표로 방북을 연기했었다.

전경련은 특히 정상회담 대표단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북 출신 기업인 및 다른 실향 기업인들의 의견에 따라서 기업인들의 방북을 고향을 돕는 지원성 사업을 위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각 조합 이사장 등으로 구성된 중소기업방북조사단이 내달중에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밖에 삼홍사, 캐드컴, 기라정보통신 등 10개 중소전자업체 대표도 북한의 초청을 받아 20일경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북한내 삼성, LG전자 TV조립공장에 필요한 부품을 현지에서 직접 공급하고 공동물류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전경련 관계자는 “북한에 진출한 우리 업체가 100개를 넘고 교역업체의 경우 580여개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정상회담으로 경협활성화의 기반이 마련된다면 기업인들의 방북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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