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자금난]삼성 자금회수-대북사업 자금조달 겹쳐

  • 입력 2000년 5월 27일 00시 24분


현대상선이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진 것은 삼성캐피털과 삼성카드가 거액의 자금을 일시에 회수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대그룹 대북사업 창구로서 현대상선이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한 것도 자금압박의 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캐피털과 삼성카드가 지난달 말부터 각각 970억원과 1722억원을 회수함에 따라 현대상선이 갑작스러운 자금난에 빠졌다는 게 외환은행 등 채권단의 설명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17일 유동성 확보를 위해 295억원이던 당좌대출한도를 795억원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했는데 그 직전에 삼성캐피털과 삼성카드가 자금을 회수해 간 것이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이 같은 자금회수의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했으나 삼성측은 "자금을 회수한 여신은 만기연장을 할 수 없는 매출채권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지난해 대북사업과 관련해 300억원의 적자를 내고 북한에 6년에 걸쳐 주기로 한 9억달러를 조달한 것도 자금압박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지난해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 올해는 한달 운임수입만 4000억원에 이른다"며 "6월말까지 만기연장 등을 통해 자체 자금수급계획을 모두 마련해놓았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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