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역수지 유가등 불안" 이례적 우려 표명

  • 입력 2000년 5월 16일 19시 22분


국제수지 흑자규모가 급격히 축소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불안하게 전개되자 정부가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아직 견실하기 때문에 거시경제 정책방향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정부는 16일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고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논의, 이같이 결정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경제상황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제부처들이 종전의 막연한 낙관론을 거둬들이고 경제현안을 보다 현실적 자세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장관들은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파장이 염려스러운데다 국내에서는 노사관계와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앞으로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부처간 협의를 통해 대처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원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국제수지 흑자가 크게 줄어들 것에 대비해 에너지 절약과 플랜트 수출증대 방안 등을 조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장관들은 그러나 “산업생산 고용 수출과 기업의 창업활동 등 실물경제 동향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은 튼튼한 편”이라고 진단하고 이에 따라 거시경제 정책방향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해외경제 여건의 변화와 국내 경기추이를 감안해 시간을 갖고 수정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경제장관들은 특히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경제팀 내부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비치는 일이 없도록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부처간에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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