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안(李啓安)현대자동차사장은 7일 현대가 독자적으로 개발해온 리터카를 바탕으로 다임러크라이슬러, 미쓰비시와 ‘월드카 형태의 리터카’를 함께 개발, 2002년부터 양산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월드카란 전 세계적으로 같은 플랫폼(차대)을 사용하고 메이커별로 역할 분담을 통해 공동 생산 및 판매되는 차종.
경차와 소형차의 중간급인 리터카는 일반적으로 길이 3.8m 이하에 1.0∼1.4ℓ급 엔진을 채택하고 있다. 3ℓ의 연료로 100㎞를 달릴 정도의 경제성 덕분에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에서 최근 급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도요타의 야리스, 폴크스바겐의 루포 등이 대표적인 모델.
3사는 2002년 양산을 시작해 이후 5년간 400만∼500만대를 판매, 총 45조원의 매출과 2조3000억원의 이익을 달성할 계획. 구체적으로는 △현대차가 2002년 국내 시장에서 30만∼35만대, 중국에서 10만∼15만대 △미쓰비시가 2002년 하반기부터 일본에서 10만∼20만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2003년 유럽에서 25만∼30만대 등 연간 총 75만∼1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3사는 플랫폼 공유와 함께 엔진, 트랜스미션 등 핵심 부품도 공동 활용키로 합의했다. 현대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및 미쓰비시와 이번 프로젝트의 회사별 비용분담방안을 협의할 방침인데 현대차 투자분은 앞으로 5년간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계안사장은 “이번 전략적 제휴는 현대차가 소형차 개발과 생산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국내 자동차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