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 창업 이렇게]유행업종에 '함정' 있다

  • 입력 2000년 4월 17일 19시 40분


소자본 창업 환경도 한달이 멀다하고 급변하고 있다.가령 유행 업종만 놓고 보더라도 갈수록 유행 주기가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예전처럼 한 업종이 몇 년씩 ‘바람’을 유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럼 유행업종을 선택하면, 성공이 보장되는 걸까.굳이 창업 컨설턴트들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그렇지는 않다.아무리 유행하는 업종이라도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야 ‘상투’를 잡지 않는다.단돈(?) 몇 천만원 가지고 시작하는 사업이라도 형세를 잘 읽고 수를 많이 내다볼 수록 성공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바둑의 원리와 매한가지다.봄 기지개를 켜듯 창업을 준비중인 사람들에게 창업컨설턴트들의 조언을 들려준다.

▽유행업종에는 함정이 있다〓전문가들은 유행업종일수록 ‘함정’을 조심하라고 충고한다.과거 실패사례를 들여다보자.96년 유행한 업종은 즉석 탕수육전문점이었다.그러나 이 업종은 현재 ‘최악의 부도 업종’으로 기억된다.“돈이 벌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삽시간에 수십개의 브랜드가 난립했다.경쟁이 치열해지자 ‘치고 빠지기’ 상술이 기승을 부렸다.체인점 가맹을 받고 나서는 ‘나몰라라’ 하고 손을 떼는 수법에 가맹점들은 비명을 질렀다.

98년에는 ‘생조개구이 전문점’이 악몽을 되풀이했다.작년에는 자동판매기 붐이 불었지만 돈을 번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결론은 “제 아무리 황금업종이라도 우르르 몰려가는 식은 위험천만하다”는 것이다.충분한 상권조사나 준비 없이 유행의상 사입듯이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온라인화'는 필수▼

▽이런 업종 주목하라〓작년 하반기 이후 창업시장의 흐름을 보면 경기회복세에 따른 변화가 뚜렷하다.예컨대 재작년부터 큰 붐을 일으켰던 중고 및 재활용품사업은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 조금씩 풀리면서 퇴조기를 맞고 있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은 21세기 유망 아이템으로 ‘정보를 사고 파는 사업’ ‘13세에서 18세까지의 10대나 구매력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한 업종’을 꼽았다.

특히 후자는 이른바 ‘N세대형 사업’으로 작년부터 바람을 타고 있다.DDR전문매장을 비롯해 인터넷 카페,인터넷 만화방,인터넷 공부방,패션스티커점,디지털 포토숍,연예인캐릭터 전문점,신세대용 액세서리 전문점 등이 있다.

창업시장에서도 이제 온라인화는 필수 항목이 됐다.가령 ‘개인용 셀프 맞춤사업’을 보더라도 인터넷과 통신수단을 통해 ‘나홀로’족들을 겨냥하지 않고는 시장 확보가 어렵게 됐다.

▽‘스테디 셀러’ 업종도 있다〓미래유통정보연구소가 최근 소자본창업강좌에 참가한 성인남녀 376명을 상대로 ‘창업동향 및 정보취득 경향’을 조사한 결과 외식업이 제 1순위로 꼽혔다.“먹는 장사는 최소한 망하지는 않는다”는 속설을 입증한 것이지만 인터넷 시대에도 역시 전통업종의 생명력은 강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반짝 특수’가 아닌 비교적 안정적인 업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자본창업지원사업〓소자본창업이 활발하면 자연히 이를 지원하는 사업도 활기를 띠게 된다.창업 이벤트 사업을 비롯해 간판 리폼(Reform)과 유지 보수,점포 인테리어,점포 네트워크 구성업종 등이 있다.

▼건강-도우미사업 유망▼

△건강사업〓짧은 시간에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사업은 역시 전망이 좋다.‘퀵서비스 마사지’‘뇌파로 머리를 맑게 해 주는 뇌파방’‘신선한 공기를 주입해 주는 산소방’ 등이 꼽힌다.

△아웃소싱 사업〓군살을 빼고 업무를 효율화하려는 요즘 기업들에게 화두가 되고 있는 아웃소싱 시장을 겨냥한 아이템.영업인력 파견업을 비롯해 총무업 대행업,택배사업,출장 파티 등 각종 대행업이 유망하다.

△도우미사업〓가사관리 도우미,배달전문점,응급전화서비스업,베이비시터 파견업,산후조리원처럼 여성이나 맞벌이 부부,독신자 등 소비자별로 세분화된 서비스업종은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버사업 체인점〓계층간 및 세대간 업종 세분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특히 실버시장은 21세기에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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