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갑부들은 얼마나…]증시 하루 40조 날아갔다

  • 입력 2000년 4월 17일 19시 07분


대기업 총수와 맞먹을 정도까지 재산을 쌓았던 신흥 ‘벤처 갑부’들이 17일 해당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하루만에 수십억∼수백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벤처 갑부의 대표주자인 로커스 김형순사장의 경우 이 회사 주가가 14일에 비해 주당 1만4500원 하락, 545억원의 손실을 입어 이날 1일 평가손실액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김사장에 이어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사장이 467억원, 핸디소프트 안영경사장이 411억원, 대양이앤씨 이준욱사장이 391억원, 다음의 이재웅사장이 138억원 등 하루만에 수백억원대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버추얼텍의 서지현사장과 새롬기술의 오상수사장은 다른 경영자들보다 보유 지분이 낮아 평가손실이 각각 99억원, 95억원으로 비교적 적었다.

이들 경영자들은 이날 대폭락뿐만 아니라 최근 코스닥시장의 지속적인 하락세로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한달만에 반토막으로 추락한 상황. 핸디소프트 안사장은 지난달 15일 5760억원이던 주식 평가액이 3056억원으로 급락, 2704억원의 장부상 손실을 입었다. 로커스의 김형순사장도 지난달초 20만원이 넘던 주가가 10만원대로 곤두박질치면서 주식평가액이 한달만에 6992억원에서 4097억원으로 떨어졌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 전체로는 40조원이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렸다.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장일(14일)보다 무려 32조1250억600만원 줄어든 252조8290억7100만원으로 마감됐다. 또 코스닥시장은 개장 동시호가부터 지속된 엄청난 투매물량으로 114조6680억원(14일 종가)이던 시가총액이 장 마감 때는 107조1890억원으로 7조4790억원(6.52%) 감소했다.

이날 하루 동안 두 시장의 시가총액 감소분을 합치면 39조6040억여원으로 92조6576억원인 올해 정부예산의 42.7%에 달하는 규모.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전량 예금보험공사에 예치, 거래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연일 상한가를 기록해 온 평화은행 우선주의 시가총액(44조440억원)을 제외한 이날 시가총액 감소율은 10.58%에 달해 뉴욕발 한파에 따른 코스닥시장의 충격을 짐작케했다. 미국에서도 나스닥시장의 폭락으로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의 주식평가액이 한주간 111억달러 줄어든 것을 비롯해 아마존닷컴의 제프리 베조스 24억달러,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23억달러, 야후의 제리 양이 16억달러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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