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 '고래싸움'…추격매수 조심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17분


2일에 이어 3일 거래소시장에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털어낸 종목을 외국인이 고스란히 받아낸 것과 관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양측의 기세싸움이 두드러진 종목은 2일엔 삼성전자 현대산업개발 LG투자증권 국민은행, 3일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정보통신 등.

삼성전자의 경우 3일 기관 매도 대 외국인 매수의 팽팽한 매매공방으로 모두 281만여주가 거래됐으나 가격은 6000원으로 전날보다 2.04% 오르는 데 그쳤다.

2일에도 기관은 삼성전자를 53만6000주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163만1000주를 순매수했다.

3일 현대전자는 외국인과 기관의 고래싸움 끝에 2774만여주가 거래됐으며 LG정보통신 한국통신 등 핵심 정보통신 종목에 대해서도 이같은 힘겨루기가 장중내내 전개됐다.

기관이 외국인과 다른 포지션을 취한 것은 장세 판단의 차이 이외에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 가입자들의 환매 요구에 따라 보유물량을 대량 처분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투신 등이 운용하는 상품구조가 중장기가 아닌 3∼6개월의 단기라는 약점도 작용하고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책임연구원은 “투신권은 평균 편입가격이 25만원선인 삼성전자를 팔면서는 손해를 보지 않았고 현대전자는 추가상승을 기다리기에 지친 상태에서 외국인이 받아주는 타이밍을 이용, 손해를 보면서도 대량 매도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반도체관련주의 주가는 반도체 가격과 미국 반도체주의 주가에 따라 외국인 포지션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근 들어 외국인이 장기간 순매수를 견지하는 종목이 많지 않으므로 무조건 외국인을 따라 매수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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