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0.25%P 인상…자금시장 안정세 유지

  • 입력 2000년 2월 10일 19시 53분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콜(금융기관간 초단기 자금거래)금리를 종전 연 4.75% 내외에서 연 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 같은 단기금리 인상조치는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해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9.87포인트 하락한 966.18로 마감했으며 자금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콜금리가 인상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국은행은 작년 4월부터 콜금리를 연 4.75%선에서 운용하면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왔다.

금통위 의장인 전철환(全哲煥)한은총재는 “연 10%대로 치솟은 장기금리 하락을 유도해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을 해소하려면 상대적으로 낮은 콜금리를 상향조정해 운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총재는 또 “대우채권 환매가 무리 없이 진행되면서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은만큼 이번 조치로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기업의 자금수요 등을 감안할 때 시중 자금 사정은 계속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경제상승세가 지속돼 과열조짐이 나타날 경우 금리인상에 나선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은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인플레압력이 현재화돼 있지 않으므로 인플레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하루 등락폭이 무려 30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등 심한 일교차를 보였으며 금리인상의 영향은 미미했던 반면에 옵션 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이 3000억원 이상 쏟아져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또 서울 자금시장에서는 금리 인상폭이 미미한데다 왜곡된 금리체계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3년만기 회사채 등 주요 장기금리가 하락 또는 보합세를 나타내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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