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증권사 기업설명회 '미다스의 손'?…참가효과 톡톡

  • 입력 2000년 2월 10일 10시 12분


외국계 증권사가 실시하는 기업설명회(IR)에 참가했던 코스닥 기업들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요 매수표적이 돼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은 앞으로 어떤 기업이 외국계 증권사 IR에 참가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IR현황〓지난달 24∼25일 열린 워버그딜론리드증권의 ‘코스닥 테크놀로지 컨퍼런스’가 처음. 26개 코스닥기업이 참가했다. 이어 ABN암로아시아증권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에 걸쳐 19개(코스닥 11개)기업의 합동 설명회를 열었다.

21일부터는 최근 코스닥기업 분석에 가장 열심인 ING베어링증권이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사흘간 14개 코스닥기업과 3개 비상장 비등록기업을 불러 ‘코스닥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쟈딘플레밍증권도 5월경 미국 뉴욕에서 코스닥 기업설명회를 갖기로 하고 참가기업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이 잇따라 IR을 여는 까닭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 요청 때문. 외국인들은 지난달 17일 이후 9일까지 6300억원 이상의 코스닥주식을 순매수했다.

▽‘약효’ 있었다〓인터넷 교육업체인 코네스는 워버그딜론리드 IR에 참가한 뒤 3.3%에 그쳤던 외국인 지분율이 12.9%까지 늘어났다. 주가도 6만원 가까이 상승.

외국인 지분이 거의 없었던 스탠더드텔레콤도 지분율이 9.3%로 늘어나며 주가가 2배이상 뛰어올랐다. 세원텔레콤 로커스 인성정보 등도 외국인 지분율이 5%포인트 가량 늘어났다.

ABN암로아시아 IR에 참가한 한국디지탈라인 역시 외국인 지분율이 2월1일 5.2%에서 불과 1주일만에 13.8%로 늘어나며 주가도 초강세를 보이는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재미를 봤다.

다만 ‘외국계 증권사 IR참가→외국인지분율 상승→일반투자자 동참→주가상승’이라는 공식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ING베어링증권 조사부 빌 헌세이커 이사는 “아직까지 규모가 작고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닥기업은 펀드 내부적으로 투자가 불가능하게 돼있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추격매수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IR 단골기업이 유망〓외국계 증권사들의 IR 참가기업 선정기준은 주요 고객(투자자)의 요청이 있거나 자체적으로 판단할 때 현재 수익 및 성장성에 비춰 저평가된 기업. 따라서 이들의 IR에 중복 초청되는 기업이 아무래도 유망해 보인다.

앞으로 열릴 ING베어링증권 IR을 포함, 3건의 기업설명회에 모두 참가한 업체는 한글과컴퓨터 새롬기술 주성엔지니어링 인성정보 등 4개사. 인터링크시스템 텔슨전자 씨앤아이 아토 메디다스 로커스 모아텍 한솔M.com 한통프리텔 휴맥스 등도 2회이상 초청됐다.

ABN암로아시아증권 고원종이사는 “외국계 증권사가 내놓는 기업분석 보고서 역시 이들 IR 단골기업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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