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2일연속 순매수 '코스닥 후끈 후끈'

  • 입력 2000년 2월 1일 19시 21분


코스닥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심상치 않다.

이들은 지난달 17일부터 1일까지 12일(거래일 기준)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며 266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여 꺼져가는 코스닥시장에 다시 불씨를 지폈다. 이같은 순매수 규모는 작년 한 해동안의 1905억원을 이미 뛰어넘은 것.

이들은 1일에도 거래소시장에서는 11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코스닥 주식은 36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이달 들어서도 순매수 기조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1일 매도금액은 40억원에 불과했다.

▼거품 해소 인식 "싸면 산다"▼

▽종합지수 200선 아래서는 산다〓외국인들이 코스닥주식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부터. 9∼11월 석달동안 414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12월 주가가 급등하며 코스닥시장 ‘거품론’이 일자 606억원어치를 순매도, 차익을 챙긴 뒤 코스닥 종합지수 200선이 무너질 조짐이 보인 지난달 17일 이후 순매수로 돌아섰다. 싼 값에는 언제든지 주식을 사들일 준비가 돼있다는 것.

ING베어링증권 이길영이사는 “코스닥시장의 거품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판단한 데다 주가가 워낙 싸보이는 종목이 많아 순매수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지분 높아지면 주가 상승▼

▽외국계증권사 기업설명회(IR)도 한 몫〓외국인들이 새해들어 코스닥주식을 사들이는 데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외국계증권사의 합동 기업설명회도 큰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

첫 테이프는 워버그딜론리드증권이 끊었다. 지난달 24∼25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28개 기업 합동 IR에는 코스닥기업이 26개나 끼었다. 로커스 코네스 스탠더드텔레콤 등 IR에 참여한 코스닥기업들은 이후 외국인지분율이 크게 높아지며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어 ABN암로아시아증권 IR이 1일 끝났고 ING베어링증권도 21일부터 사흘간 코스닥기업을 중심으로 합동 IR을 개최할 예정.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들은 “국내주식, 특히 코스닥종목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IR을 통해 투자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뒤따르는 개인들이 다시 ‘사자’주문을 내 주가상승에 가속도가 붙는 것”이라고 말했다.

▼낙폭 큰 성장주 집중매수▼

▽옥석(玉石)은 구별해서 산다〓값이 싸다고 외국인들이 모든 종목을 다 사는 것은 물론 아니다.

지난달 17일 이후 순매수대금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로커스 새롬기술 드림라인 한솔PCS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올들어 주가가 반토막 난 인터넷 정보통신주가 대부분. 반면 한글과컴퓨터 디지틀조선 등은 순매도 상위종목에 올랐다.

코스닥증권시장 도양근대리는 “최근 외국인들이 매수타깃은 낙폭이 큰 인터넷 등 성장주”라며 “다시 한 번 코스닥시장에 성장주 열풍이 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