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투자손실 감추기 성행…분식회계 수법 지능화

  • 입력 2000년 1월 16일 20시 04분


선물 옵션 등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발생한 손실을 숨기기 위한 분식회계가 늘어나는 등 분식회계기법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 60개 업체의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리결과 45%인 27개에서 분식회계 등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98년의 지적비율 48.0%에 비해 줄어든 것이나 분식회계 유형을 보면 과거에는 한번도 지적되지 않았던 파생금융상품 회계처리 오류가 3건이나 적발되는 등 유형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

실제 지난 연말 발표한 SK증권 정기검사 결과 금융파생상품과 역외펀드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을 감사보고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특별감리에 들어가는 등 새로운 유형의 분식회계가 감독당국의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산이나 매출액 등의 과다계상 등 당기순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식회계유형이 대다수였으나 최근 몇 년 전부터 역외펀드투자와 파생상품 투자가 늘면서 이와 관련한 분식회계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워낙 첨단금융기법이 도입돼 적발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감리결과 총 107건의 지적사항 중 대주주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용 등 주석미기재가 4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재고자산 매출채권 고정자산의 과대계상 14건, 평가성 부채성 충당금 과소계상, 자산 부채과소계상, 계정과목 분류오류가 각 10건 등의 순이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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