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투증 보고서]"유로화 가치상승도 韓-美 증시 위축원인"

  • 입력 2000년 1월 13일 20시 12분


올해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의 ‘1월 효과’를 무산시켰던 나스닥의 정보통신 관련주 급락은 세계적인 통화량 축소와 유로화 강세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2월초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라는게 대세였다.

▽배경〓LG투자증권이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7∼12월)의 세계 주가 동반 상승은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 우려로 각국이 통화량을 늘린데다 △투기목적으로 금리가 낮은 유로화를 빌려 달러화로 바꾼 뒤 증시에 투자한 결과라는 것.

특히 유로화로 조달된 투기자금은 미국 나스닥과 홍콩 등 신흥 시장의 정보통신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한데다 인터넷산업의 장밋빛 전망과 맞물리면서 세계적인 ‘정보통신 붐’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새해 들어 Y2K가 해소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통화긴축에 나서고 최근 유로금리가 상승하면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여 나스닥 등에 투자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유로환율은 작년 12월 달러대비 1.00∼1.01에서 올들어 1.02∼1.04로 반등했다.

▽전망〓나스닥과 신흥 시장의 정보통신 관련주 상승을 뒷받침했던 풍부한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아직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고 적정가격에 대한 기준이 없는 기술주의 주가조정은 당분간 이어진다는 것.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종목이 정보통신에 집중되지 않고 석유정제 금융 자동차 등으로 다양해 유로화 투기자금이 별로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동성 위축과 유럽 환류에 따른 충격이 나스닥이나 홍콩 등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LG투자증권 임송학책임연구원은 “최근 우리 증시의 급락은 정보통신주 상승세에 대한 불안감과 투신권의 매도에 따른 것”이라며 “나스닥의 동향에 과민반응하지 말고 저평가 우량주에 대해 관심을 갖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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