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지표경기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 입력 2000년 1월 12일 2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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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경기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2000년도 한국경제의 당면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은 현실진단을 내렸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가 쉽게 요동칠 수 있는 요인들이 크게 늘어나 현 경제상승세가 지속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

보고서는 위협요인으로 △미국 경기 연착륙 실패 △금융불안 △소득분배 악화와 노사분규 △재정적자 △경기상승에 따른 물가불안 △거품 가능성이 있는 머니게임 등을 들었다. 기회요인은 △정보통신 분야 발전 △주식시장의 안정 성장 △기업 금융구조조정의 마무리 등.

연구소는 우선 실물부분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금융시장 불안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투신사의 대우채 환매 문제가 남아있고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들의 회생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것. 금융시장 불안은 금리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자금경색과 금융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 양극화도 문제. 디지털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정보통신 분야가 급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전통 제조업이 퇴조하면 산업의 편중과 부의 불평등을 초래, 산업구조의 안정성을 위협한다는 지적.

연구소는 외환위기 이후 누적되는 재정적자도 문제로 지목했다. 보증채무까지 포함할 경우 국가채무는 지난해말 194조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1%에 달할 전망이다.

또 코스닥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자금이 위험성 높은 벤처시장으로 집중되면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머니게임’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주가상승이 실적에 기초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미래가치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버블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를 막기 위해 △기업회계자료의 투명성을 높이고 △채권시장을 육성하며 △자생력과 국제경쟁력이 있는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제안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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