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中企債 확보戰…하이일드펀드 수요많아

  • 입력 2000년 1월 10일 19시 48분


중견 및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준투자등급채권을 주로 편입하는 하이일드펀드에 시중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증권 투신 종금 등 금융권에서 우량 중소기업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기업 채권 발행이 급증해 연간 발행물량이 5조7328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으며 일부 우량중소기업은 증권 종금사의 회사채 발행권유에 높은 발행가격을 요구하며 고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소기업채 확보경쟁=현재 하이일드펀드에 1조원의 자금을 유치한 대한투신은 향후 편입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증권사 채권인수팀에 우량중기채를 확보해 줄 것을 요청해 놓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66개 인수후보 종목을 선정해 앞으로 회사에 직접 발행을 권유할 계획.

한국투신도 증권사 채권인수팀뿐만 아니라 우량 중기와 직접 접촉해 사모채 형식의 회사채 발행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대한투신의 한동직(韓東稷)채권투자부장은 “하이일드펀드 등 투기채펀드에 유일하게 자금유입이 계속 늘고 있으며 수익률도 좋아 앞으로 중견 및 우량중기채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는 기발행된 물량으로 운용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신규물량을 시장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신 증권 종금사들은 일제히 중기채 신규발행물량 확보에 나선 상태다.

동양종금 김진우(金鎭宇)차장은 “우량 중소기업의 경우 비싼 가격에서 발행하려고 버티고 있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사상최대의 중소기업채 발행=이같은 투기채 펀드의 확대와 대기업 회사채 발행물량의 감소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 중소기업채 발행물량은 98년(7070억원)에 비해 711%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회사채 가운데 비중도 98년 1.3%에서 18.7%로 확대됐다. 또 발행물량중 98.0%가 무보증채로 발행돼 서서히 자금조달 패턴이 선진국형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분석.

금감원 관계자는 “이달중 후순위채(CBO)펀드가 등장하면 중소기업채권 발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중기협 등이 추진중인 중기채를 담보로 한 자산담보부증권(ABS)발행도 발행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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