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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2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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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우중회장을 비롯한 대우경영진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나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적발되면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위원장은 “받아야 할 돈을 받지 않았다거나 횡령을 하는 등의 행위가 모럴 해저드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임원의 지위를 이용해 잇속을 챙기거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추진을 방해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명백히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위원장은 “지금은 금융시장 안정과 대우계열사의 경영정상화가 급한 만큼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추궁은 대우계열사의 워크아웃이 본 궤도에 오른 다음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김회장을 사법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르다”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또 ㈜대우 대우자동차 등 대우그룹 주력 4개사의 경우 해외채권단과의 협의에 시간이 걸려 워크아웃계획 확정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지만 이달 안으로는 매듭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우 워크아웃이 한달이상 늦어지면 (금융)시장이 참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2∼3주 내에는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을 끝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우계열사 해외매각에 대해서는 “일단 현금흐름상 수지가 맞는 수준까지 경영을 정상화한 뒤 해외매각 또는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매각을 서두를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위원장은 “대우 주력계열사의 경우 부실부문을 따로 떼어내 우량부문의 지주회사로 만든 뒤 우량부문만 매각 또는 전략적제휴 대상으로 삼는 것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우량기업의 주가가 외자유치로 뛰어오르면 그 이익으로 부실 지주회사의 손실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위원장은 이밖에 “김회장 등 대우 사장단은 사의표명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협약을 맺을 때까지 책임지고 경영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며 “새로운 경영진은 정치적, 정책적 고려없이 전문경영인 영입을 원칙으로 하되 내부발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