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債 손실률 증시 ‘大憂’…50% 넘으면 주가급락

  • 입력 1999년 10월 26일 20시 02분


대우그룹의 실사결과와 그에 따른 대우채권의 손실비율 확정이 임박하면서 주식시장이 급등락 속에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 국내증시의 2대 복병은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대우문제. 특히 대우변수는 대우채권의 손실률이 예상보다 크다는 실사결과가 나돌면서 증시의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서울주식시장은 25일 대우채 손실률이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20포인트가량 폭락한데 이어 26일에도 19포인트 폭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대우채손실률이 50%라고 하더라도 감내할 수 있다’는 발언이 장중에 퍼지면서 지수는 하락폭이 좁혀져 전날보다 1.83포인트 하락한 797.01로 마감됐다.

증권전문가들은 “전날의 급락세가 저지됐으나 시장은 대우실사 결과와 손실률이 발표되는 11월초까지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관망중〓일반인들의 추격매도와 일부 금융기관의 로스컷(loss―cut, 투자원본의 30% 이상 손실발생시 자동적으로 매도하는 것)으로 전날 주가가 큰폭 하락했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관망’상태에 있다는게 시장관계자들의 분석.

이날 주가도 ‘사자’가 증가했다기 보다는 ‘팔자’가 줄어들면서 폭락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봐야한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병익(李炳益)펀드매니저는 “대우채 손실률발표와 정부의 추가적인 금융시장 안정대책의 내용을 확인한뒤 매매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들도 적극적인 매매를 중단한채 시장전망을 유보하는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실률에 따른 주가전망〓대우채 손실률이 30∼40%로 나올 경우 시장은 대우실사결과를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조심스럽게 반등의 기회를 탐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채 손실률이 50%를 넘을 경우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공사채형 수익증권외에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KTB자산운용 장인환(張寅煥)사장은 “시장은 대우채 손실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올 경우 지수는 750선까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최근 주가급락이 시장충격을 선반영하고 있지만, 손실률이 예상외로 커 반등에 실패할 경우 조정국면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리젠트자산운용 김석규(金錫圭)이사는 “지수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 지수대는 이미 기업실적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저점매수의 기회로 삼을만 하다”고 지적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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