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9년 10월 25일 18시 4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그러나 대우 경영진과 재계 관계자들은 “사업이 빠른 시일내 제 궤도를 찾지 못한다면 부실은 더욱 쌓여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제일은행의 경영정상화가 늦어져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늘어난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실사작업과 함께 기업경영을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시킬 수 있는‘회생작업’도 서둘러야 한다는 것.
▽‘기업신뢰’의 보이지 않는 가치〓대우 주력사의 한 전문경영인은 요즘 해외바이어들로부터 심심찮게 “당신 회사가 장기적으로 제품을 공급해줄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는다. 거래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해외 대형 바이어들로서는 당연한 질문.
그러나 이 경영자는 “내 자리도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확답을 주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대형 해외바이어를 다수 확보하고 있던 이 계열사는 이미 수출영업권으로 간주할 수 있는 ‘신뢰’라는 자산을 잃고 있는 셈.
▽기업활력 키워야 추가 부실 줄인다〓삼일 안진 등 대우를 실사하는 회계법인들은 실사가 끝난 뒤 추가부실이 불거지면 덤터기를 쓸 것을 우려해 자산평가에 매우 보수적이다. 대우측은 “인적자산과 기업신뢰 등 무형의 자산은 평가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불안해한다.
대우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시적으로나마 삼성자동차를 재가동한 것을 예로 들어 “해외매각을 앞두고 자산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부실 계산’과 별도로 ‘기업회생’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동성 공급과 경영정상화가 관건〓대우 계열사들의 자산가치가 폭락하는 직접적 배경은 은행 자금줄이 축소된 때문. 모기업인 ㈜대우의 경우 22일 현재 1억3300만달러의 외상수출이 결제되지 않고 있다. 대우전자 통신 자동차 등의 내수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고 은행들의 수출금융 기피로 수출부진도 장기화할 태세다.
A회계법인 고위관계자는 “기업이 살아있어야 자산의 건전성도 올라가고 자산매각에도 이롭다”며 “영업이익이 플러스냐 여부를 면밀히 따져 과감히 돈을 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우 전문경영인중엔 “워크아웃 계획 확정과 함께 모든 경영활동을 총지휘할 새로운 경영인들의 선발기준을 조기에 확정, 기업가치 유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