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열리는 ‘제1회 전국중고생 자원봉사대회’ 접수 마감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 몇 명이나 접수할 지도 신경쓰이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평소 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지가 더 궁금하다고 최회장은 말한다.
최회장이 이번 대회에 갖는 애착은 각별하다. 회사내에 상무를 팀장으로 하는 전담팀을 구성하고 전문대행사에 홍보를 맡겼다. 또 회사 직원들을 각자 출신학교로 보내 대회 취지를 설명하고 참가를 권유하라고 지시했을 정도.
최회장은 “사회봉사에 적극적인 학생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지속적인 봉사를 독려하기 위한 행사”라고 대회 취지를 설명했다. 미국 본사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적지않은 상금도 마련했다고.
최회장이 봉사에 남다른 관심을 갖는 것은 주위의 도움으로 어려웠던 시절을 넘긴 기억 때문.
6·25전쟁 때 고아가 된 그는 구두닦이 바텐더 웨이터 등 안해본 일이 없었다. 최회장은 “어려운 고비 때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고비를 넘기곤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부산 피난시절 미국 대사관 하우스보이로 일하다 만난 미군 해병대 상사 스펙만씨도 ‘따뜻한 주변 사람들’ 가운데 한 명. 스펙만씨는 이미 16세의 청소년으로 성장한 그를 입양해 미국으로 데려갔다. 새로 얻게된 미국인 동생들, 이웃들, 학교 선생님 등 모두가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그를 따뜻하게 대해줬다.
덕분에 그는 하버드대 정치학과와 콜럼비아대 대학원을 무난히 졸업하고 미공군 장교를 거쳐 금융권에서 경력을 쌓아오다 93년 푸르덴셜생명보험 대표이사에 올랐다.
최회장은 “도둑이 도둑 속을 안다고 어려운 사람의 처지는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잘 아는 법”이라며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늘 잊지 않고 산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고아원 양로원 등에 지속적으로 기부를 하고 있는 최회장은 회사 차원에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이번 대회를 계획했다. 그는 “회사가 내년에는 업계 4,5위를 목표로 할 정도로 성장했다”면서 “회사가 커진 것도 결국은 고객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뜻이므로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기업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회장의 ‘봉사 정신’은 끝이 없다. 요즘에는 사업을 하는 아들과 함께 불우이웃 돕기 기금을 만들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회장은 “이번 대회에 가급적이면 많은 청소년이 지원했으면 좋겠다”며 “지원이 많다는 이야기는 사회를 생각하고 주위를 배려하는 청소년이 우리 주변에 많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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