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宇, "계열사 매각성사"루머 확산 속앓이

  • 입력 1999년 8월 5일 18시 23분


5일 오전 5대그룹 정보팀들이 발칵 뒤집혔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대우자동차가 제너럴모터(GM)사에 매각됐다고 발표한다’는 소문이 증시에 파다하게 퍼졌기 때문. 때마침 대우가 지난해 결렬된 GM과의 지분매각 협상을 시작한 터라 이 소문은 몇가지 정황까지 그럴듯하게 붙여져 삽시간에 일반투자자들에게도 확산됐다.

그러나 기자회견에 나설 것이라고 소문난 이위원장은 기자의 확인요청에 펄쩍 뛰었다. “절대 사실이 아니며 이같은 소문이 크게 우려스럽다”는 반응이었다.

4일에는 대만의 투자사절단이 김우중(金宇中)회장을 만난 사실이 증시에 알려지면서 대우 관련 주식들이 한때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우측은 “협상한다고 즉시 매각이 성사된다면 대우 구조조정은 이미 완결됐을 것”이라며 섣부른 소문과 추측성 보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위원장은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세미나에서 기자들에게 “대우 자산매각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이 없으면 크게 취급하지 말아줄 것”을 이례적으로 부탁하기도 했다.

알맹이없는 첩보수준의 소문들이증시에퍼지면서 결과적으로구조조정의 신뢰성마저 의심받고있다는 설명이었다.

대우측도 ‘여물지도 않았는데 터져나오는’ 매각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고작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도 완전 타결된 것처럼 보도가 나가는 바람에 협상을 중단한 것이 2,3차례 된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우관련 소문이 하루가 멀다하고 퍼지는데 대해 특정 작전세력이 개입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우 김윤식 부사장은 “미확인 소문을 확산시켜 주가차익을 노리는 세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사안을 정밀 분석,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래정·박현진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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