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주가]전문가 3人의 예보

  • 입력 1999년 6월 28일 18시 57분


현재의 장세는 전적으로 기관장세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따지기 이전에 신규 펀드설정을 위해선 대형우량주를 무조건 사야 하는 상황이다. 요즘 외국계 증권사들이 주요 대형우량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수 권유’를 하고 있는 것도 기관들의 풍부한 매수여력을 감안한 것이다. 예컨대 SK텔레콤 주식을 50만원대에서 ‘매도 추천’을 한 증권사들이 요즘은 이 주식이 300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수 900선 이후의 관심은 1000선에 언제 도달하느냐는 것이지만 순탄치는 않을 것 같다. 3·4분기(7∼9월)가 끝나는 시점에 유동성장세와 실적장세가 마무리되면서 지수는 최고 120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해외변수. 미국 금융시장이 향후 2, 3개월 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가 급등할 경우 미국 증시는 장기조정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국내 증시도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무역수지 흑자폭마저 감소할 경우 1000선을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박경민

7월 한달 동안은 장중 치열한 매매공방을 거쳐 결국은 1000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 장세에서 악재는 지수가 단기급등했다는 것 외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에 호재는 다음 세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기업들의 상반기(1∼6월) 실적이 기대 이상이다.

둘째, 간접투자상품으로 시중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지수가 크게 오른 5월과 6월에도 간접투자상품은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는 3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셋째, 아시아권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아시아권 증시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에서의 최근 외국인 매도공세도 ‘이익실현과 다음 투자종목을 고르기 위한 숨고르기’차원으로 봐야 한다. 미국증시에서 ‘먹을 게 별로 없다면’ 외국인들의 타깃은 아시아와 남미시장이고 그런 점에서 한국증시는 여전히 매력있는 시장이다.

구재상<미래에셋 자산운용이사>

중기적인 장세는 낙관적이나 너무 급하게 올라 과열기미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외국인의 매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투신사와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가 대규모 매도주문을 낼 경우 물량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일시적인 하락의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일부 물량의 매도를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외국인들은 미국의 금리인상폭이 얼마나 될지에 관심을 기울이며 관망세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의 구조조정이 경기회복과 증시활황에 묻혀 진척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외국인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화약세―원화강세도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요인.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점진적인 조정을 거친 뒤에 시장 에너지를 모아 다시 한번 상승하는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0.25%만 올린다면 금리인상 발표후 잠깐 조정을 받다가 이번 여름장에서 95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번 상승을 이끌 견인차는 역시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대형우량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옥성<엥도수에즈WI카 서울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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