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성 장관 『증시 거품 아니다』번복 해프닝

입력 1999-05-07 06:48수정 2009-09-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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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국방대학원 강연 원고를 통해 “최근의 주가상승은 버블이 아니다”라고 밝혔던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이 이날 오후 “나는 그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번복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해프닝의 전말은 이렇다. 재경부는 이날 오전 이장관의 강연원고 전문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이 원고엔 증시버블론을 부인하는 내용이 분명히 들어 있었고 강연직후에도 이를 부인하는 설명이 전혀 없었다.

사단은 이날 주가가 이장관 발언의 영향으로 지수 800선을 단숨에 돌파하면서 재경부에 “장관의 생각이 그렇다면 미리 발표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투자자의 항의전화가 빗발치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이장관이 발언사실을 전면 부인해 빚어진 것.

재경부측은 이장관이 노발대발하는 등 여파가 의외로 커지자 “문제의 내용은 강연원고에는 있었으나 실제는 발언하지 않았다”며 “이장관은 강연직전까지 원고를 읽어보지 않아 관련 내용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군색하게 해명.

김석동(金錫東)재경부 증권제도과장은 그러면서 “강연회 원고내용은 재경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마디로 증시에 대한 정부입장은 노코멘트라는 것.

그러나 공식적으로 배포한 강연원고를 사전에 회수하거나 내용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발언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이장관이 강연직전까지 원고를 읽어보지 않았다는 점도 그렇고 대외로 나갈 원고 내용을 재경부 내부에서 사전에 정밀하게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더 문제라는 지적.

강연회 원고엔 ‘최근 경기동향과 관련된 몇가지 견해’란 항목에서 △경기가 버블인가 △부동산은 과열됐나 △현재의 주식시장동향 등 민감한 주제를 상세히 다뤘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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