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산업동향/전문가진단]『IMF졸업 아직 멀었다』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49분


경제전문가들은 “최근의 경기호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면서도 “본질적인 경기회복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3월 한달간의 지표변동을 보고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졸업’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온기운(溫基云)산업연구원 산업동향분석실장은 “경기회복세가 전체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수출전망은 여전히 낙관할 수 없고 대기업 중소기업간 경기양극화가 뚜렷하다”면서 “아직 경기과열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므로 당분간은 성장잠재력 회복을 위해 경기진작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온실장은 “8월까지는 금리하락 주가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나 이후 금리가 자연적으로 상승해 조정 기능을 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김광두(金廣斗)서강대교수는 “국제경쟁력의 바로미터인 수출과 투자를 볼 때 경기가 본질적으로 나아졌다고 볼 만한 증거는 아직 없다”며 낙관론을 경계한다.

김교수는 “이미 돈이 충분히 풀려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낳을 수 있다”면서 “시중자금이 금융부문에서만 돌지 않고 설비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금의 물꼬를 트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달(沈相達)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산과 소비가 놀라울만큼 빠르게 회복됐다”면서 “정부는 이제 인플레 기대심리를 억제하고 재정 건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위원은 “구조조정에 꼭 필요한 한도 내에서 정부지출을 묶고 정부부문 개혁을 통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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