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우에 돈 다시 빌려준다…車빅딜 합의이후 처음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28분


올들어 대우그룹에 빌려줬던 돈을 계속 회수해왔던 삼성그룹이 대우에 대한 여신을 재개했다.

2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은 3월23일 자동차빅딜 기본합의 이후 ㈜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 등 핵심계열사에 2천억원의 자금을 대출했다.

삼성이 올 1월부터 만기가 돌아온 대출금을 연장해주지 않고 회수한 돈은 총 9천8백억원 규모로 금융계 및 재계에선 자동차 빅딜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대우그룹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왔다.

금융계 관계자는 “빅딜 타결 이후 삼성은 약8천억원 범위 내에서 대우에 자금을 지원키로 하고 그 1차분으로 2천억원을 대출, 대우의 자금난 완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각종 악성루머로 대우가 시달리고 있을 때 삼성이 금융계열사를 동원, 여신을 집중 회수함으로써 자금난을 부추겼으나 최근엔 두 그룹의 관계가 호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과 LG가 경합하고 있는 데이콤 경영권 확보경쟁에서 대우가 삼성쪽 손을 들어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 대우그룹은 28일 대우중공업이 갖고 있던 데이콤 지분 2.75%를 삼성에 넘겨준 것.

대우그룹은 19일 대우조선 매각등 획기적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한 이후 자금난에서 벗어나 급속히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하루 5,6건에 달하던 금융기관의 대출회수 요구가 최근엔 1,2건으로 줄어들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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