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권銀 외환銀, 현대그룹에 초강도 개선안 촉구

  • 입력 1999년 4월 21일 19시 24분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이 현대의 자구노력을 촉구한 데 이어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1일 현대그룹에 대해 대우와 비슷한 강도의 재무구조개선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이사는 이날 “현대의 재무구조개선안이 국내 증시를 통한 유상증자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는 반면 외자유치 효과가 큰 계열사매각 등의 비중이 낮다”며 “대우의 조선부문 매각 등에 상응한 개선안을 제출토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현대는 3월말 외환은행에 △유상증자 12조1천6백94억원 △부동산 등 자산매각 3조6천97억원 △외자유치 17억6천1백만달러(약 3조4천억원) △계열사 매각 2천6백24억원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199.7%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재무구조개선안을 제출했다.

현대는 당시 자산재평가 부분을 빼고 실질적으로 부채비율을 줄이라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대우와 함께 수정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말 제출한 당초 계획보다 매각이나 외자유치 규모를 절반 이상 줄이는 대신 유상증자 규모를 배 이상 늘린 것.

이이사는 “현재 재무구조개선안에 따르더라도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이하로 줄일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유상증자로 12조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 5대그룹의 구조조정 방향과 합치하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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