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발언/재계 반응]5대그룹 대책팀 초비상

  • 입력 1999년 4월 14일 19시 50분


현대 삼성 대우 LG 등 5대 그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5대 그룹 워크아웃’ 시사 발언을 ‘초고강도’ 구조조정 압박용으로 풀이하면서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의 “성과 없는 정재계 간담회를 할 필요가 없다”는 언급이 사실상 ‘마지막 경고’인만큼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의 가시적 성과가 없을 경우 재벌개혁 강도가 5월부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는 모습들이다.그러나 5대 그룹은 각기 구조조정 추진일정에 차이가 있고 빅딜도 진척 상황이 다른만큼 대통령 발언의 ‘파장’이 그룹마다 다르게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사업의 양수도 가격을 둘러싸고 지루한 갈등국면을 보여온 현대와 LG그룹은 대통령 발언의 중압감을 심하게 느끼는 편. 양 그룹 관계자들은 “주말쯤 있을 총수간의 회동을 기대하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통령 발언 이후 금융감독원 등 정부가 전방위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보고 여론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로부터 ‘구조조정을 입으로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대우그룹은 “상반기 내에 가시적 성과를 보이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외자 유치 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사안의 성격상 공개하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5대 그룹 중 재무구조 개선실적이 가장 양호한 삼성은 대통령의 발언을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편. 그러나 5대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이 합격점을 받지 못할 경우 지난 연말 금융감독위가 시도했던 5대 그룹 주력사 ‘부채 출자전환’ 방침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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