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농협, 대기업 빚보증 6천억원 떼여

  • 입력 1999년 2월 25일 19시 24분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대기업 지급보증으로 인해 6천억원이 넘는 손실(추정치)을 입었고 적색거래처에 대출한 금액도 1천억원을 넘는 등 대출관리를 엉망으로 해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금융감독원도 4월 중 농협에 대해 특별검사를 벌일 계획이며 농림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농수축협의 신용사업부문을 통폐합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감사원은 25일 농협에 대한 특감 결과를 발표하고 1백33건의 여신업무 위반과 부실 방만경영 사례를 적발해 1백65명을 징계토록 농림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결과 농협은 1천3백32개 회원조합 중 39개 조합만이 결손(그 중 17개 자본전액잠식)이었다고 공표했으나 감사결과 전체의 92%인 1천2백34개 조합이 결손(6백47개는 자본전액잠식)상태임이 드러났다.

농협은 98년 8월말 현재 대기업에 빚보증을 섰다가 떼이게 된 돈이 6천1백95억원에 이르고 대기업 부도로 받지 못하고 있는 빚만 9천억원이 넘는다는 것.

농협은 6개월 이상 이자를 내지 못한 신용불량자 6천5백17명에게 1천72억원을 대출해줬으며 익산지부 등 3개 점포는 부동산 구입자금 등으로 13억여원을 부당 대출해줬다가 적발됐다.

이에 따라 농협 부실여신 비율은 94년 1.11%에서 지난해 8월말 7.03%로 늘었고 연체대출 비율도 같은 기간 3.20%에서 8.37%로 대폭 증가했다.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은 작년 7월 농축임협과 인삼협 등 4개 협동조합 회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중앙회 통합문제를 포함한 공동개혁안을 작성해 제출하라”고 지시했지만 조합측의 반대에 밀려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영훈·임규진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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