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플레이스먼트」국내 본격도입]

  • 입력 1999년 1월 31일 20시 25분


대기업간 빅딜이 본격화되면서 대량 감원을 둘러싼 진통이 또 한차례 예상된다.

구조조정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일부 내보내야만 하는게 고용주의 입장. 그러나 근로자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내몰리다보니 회사측을 원망할 수밖에 없다. 노사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고용조정을 하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차츰 자리잡아가고 있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주에는 세계 1위의 아웃플레이스먼트 업체인 드렉 빔 모린(DBM)의 크레그 소윈 회장이 방한해 노사정위원장과 기업체 임원들을 잇따라 만나 한국에 아웃플레이스먼트를 정착시키기 위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란〓고용주가 전문 컨설팅업체와 계약을 하고 해고된 직원들의 재취업이나 창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 비용은 전액 기업이 부담하며 기간은 3∼6개월. 단순한 취업알선에 그치지 않고 적성검사와 심리상담, 인터뷰 준비, 이력서 준비 등까지 보조해주는 게 기존 재취업 알선기관과 다른 점. 국내 최초의 아웃플레이스먼트 업체인 DBM코리아(02―565―6008)는 비서가 딸린 사무실도 제공한다.

DBM코리아의 윤정화컨설턴트는 “기업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갈등을 줄일 수 있고 퇴직자는 소속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상실감을 최소화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퇴직자로서는 일종의 충격완화 효과를 얻는 셈.

▽국내 현황〓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에서는 이미 일반화됐지만 국내기업은 지난해부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수준. 한경플레이스먼트(02―393―9139)는 약간 변형된 형태의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퇴직자 개개인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은 아직 실시하지 않는 대신 계약을 맺은 업체의 퇴직자만을 대상으로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일부 헤드헌팅 업체들이 아웃플레이스먼트를 병행하고 있는 중.

▽성공 사례〓반도체 업종의 다국적기업에 근무하던 H부장(45)은 DBM에서 컨설팅을 받은지 2개월만에 국내 컴퓨터업체에 이사로 취직. 그는 “처음에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팅이라는 용어가 생소하고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아 무슨 도움이 될까 반신반의했다”며 “그러나 무엇보다도 실직 직후 정신적 위안이 되준 게 가장 고마웠다”고 밝혔다.

화학분야 외국회사에 근무하던 L과장(37)도 DBM이 추천해준 3개 회사 가운데 한 곳에 재취업하기로 결정했다.

한경플레이스먼트는 아웃플레이스먼트 계약을 맺은 대림산업 퇴직자 1백13명 가운데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27명을 재취업시켰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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