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이모저모]「삼성음모론」거론하자 모두 동조

  • 입력 1999년 1월 28일 19시 22분


국회 IMF환란조사특위는 28일 김선홍(金善弘)전기아그룹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전문경영인으로서 장기간에 걸쳐 심화된 기아그룹의 부실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수의(囚衣)차림으로 증인석에 앉은 김전회장은 전날 증인으로 나섰던 강경식(姜慶植)씨 등 이른바 ‘환란 3인방’과는 달리 시종 고분고분한 자세로 답변에 임했다.

○…특위위원들과 김전회장은 주요 관심사의 하나였던 삼성의 기아인수 음모론에 대해 마치 호흡을 맞춰본 듯 질문과 답변을 계속.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은 “삼성이 기아자동차 인수를 위해 △기아 부도 유도 △기존 경영진 퇴출 △정부를 통한 우호 경영진 구성 △포드와 합작을 통한 기아흡수 합병 등 4단계 계획을 수립했다”고 주장.

자민련 어준선(魚浚善)의원은 “삼성의 신수종사업계획보고서와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보고서가 널리 유포되면서 금융권이 기아 여신을 회수하게 됐고 결국 기아사태를 촉발시켰다”고 지적.

이에 대해 김전회장은 “예” “그렇습니다”라는 말로 삼성의 기아인수 움직임이 기아에 악영향을 미쳤음을 인정.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얘기도 나왔다. 국민회의 이윤수(李允洙)의원은 “당시 이회창후보가 분위기도 파악하지 못하고 기아의 소하리공장을 방문해 기아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전회장은 “갑자기 연락이 와서 겨우 시간을 내 만났다”며 “나중에 그것이 선거하고 관계가 있다는 등 여론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답변.

이에 이의원이 “정치적으로 표를 얻기위한 수단으로도 생각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김전회장은 “네”라고 ‘호응’.

〈금동근기자〉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