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G 반도체 통합/스케치]양사총수 극적타결

입력 1999-01-07 08:15수정 2009-09-2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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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LG가 반도체부문 통합에 최종 합의하기까지 양 그룹은 4일부터 사흘 연속 총수들이 직접 만나 긴박한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에 따르면 정몽헌(鄭夢憲)현대회장과 구본무(具本茂)LG회장은 4일 오후 각사 구조조정본부장을 배석시키고 손병두(孫炳斗) 전국경제인연합회부회장 중재로 가진 첫 협상에서 최종합의를 위한 큰 가닥을 잡았다.

양 그룹 총수는 5일 저녁 대한상의 주최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장소를 옮겨 협상을 가졌으며 6일 낮에도 시내 모호텔에서 단독회동, 마라톤협의를 계속한 끝에 극적으로 최종합의점을 도출했다.

○…ADL사의 제소방침까지 밝히며 실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고집해온 LG가 전격적으로 경영권을 포기한데 대해 재계에서는 추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가 모종의 양보를 할 것이라는 이른바 보상빅딜 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

특히 양 그룹 총수의 합의로 발표해도 될 것을 굳이 구본무회장이 청와대를 방문, 대통령에게 직접 경영권 포기 의사를 전달한 것은 협상과정에서 합의한 보상빅딜의 이행을 보장받겠다는 계산이 담겨있다고 해석하는 분위기.

또 당초 합의한 7대3 지분마저 포기하고 지분을 100% 넘기기로 한데 대해서도 아무런 반대급부없이 완전히 넘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LG측은 “어떤 형태의 보상빅딜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

▼구본준사장 강력반발▼

○…LG의 반도체사업 포기는 그룹 내부에서도 극소수의 핵심인원만이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구본준(具本俊) LG반도체사장조차 6일 오후에야 알았다는 후문.

구사장은 이날 저녁 청와대 발표직후 열린 그룹 긴급대책회의에서도 사업포기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했다고.

○…반도체 지분 전량매각은 구본무회장이 청와대에서 돌아온 뒤 긴급대책회의에서 전격 결정됐다. 그동안 LG는 ADL이 제시한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막판까지 저울질을 했으나 대의명분이나 실리면에서 100% 전량매각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삼성『독과점시비 우려』

○…통합회사 출현으로 세계 D램 반도체업계 수위자리를 위협받게 된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회사의 통합과 관계없이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의 D램 생산업체로서 선도적인 위치를 고수해나갈 것”이라며 “양사 통합으로 국내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34.5%에 달해 세계시장의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여력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 1,2위 업체가 국내에 공존함으로써 미국 일본 등 경쟁업계의 도전과 독과점 시비에 휘말릴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승환·이명재기자〉sh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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