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APEC바람」탈듯…클린턴도 『개혁미흡』

  • 입력 1998년 11월 22일 19시 4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취임 이후 정상외교를 하고 돌아올 때마다 개혁의 바람을 몰고 왔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때도 그랬고 미국과 일본 방문 때도 그랬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정상회의 및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에도 김대통령은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 공보수석은 22일 “재벌개혁이 APEC풍(風)과 클린턴풍을 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APEC정상회의에서 김대통령은 금융위기국가의 자구노력 선행을 역설하면서 자구노력을 잘하는 국가에 대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우선적 지원을 요청, 선진국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김대통령이 APEC정상회의에서 아시아 경제위기에 관한 선도연설을 하게 된 것도 한국이 개혁모범사례라는 각국의 평가 때문이었다.

재벌개혁이 강조되는 것은 콸라룸푸르에서 만난 앨 고어 미국부통령이나 방한한 클린턴대통령이 모두 경제구조조정의 전반적 성과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재벌개혁만은 부진하다고 지적했기 때문.

김대통령은 5대 기업과 합의한 5개항 중 특히 주력기업 중심 재편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를 연말까지 마무리하기 위해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이와 관련,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으로부터 대기업의 분사(分社)움직임에 대한 보고를 받고 경쟁력 확보와 환경변화에 따른 적응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 24일 금융인 오찬에서 재벌개혁과 관련한 강도높은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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