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행진]잇따른 대책회의 『신신고 발바닥긁기』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34분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펴달라.’

수출관련 회의만 7개를 운영하고 있는 정부에 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하는 사항이다.

산업자원부는 9월 총력수출체제를 표방하면서 △수출지원대책위원회 △업종별 단체회의 △종합상사간담회 △수출품목 지역담당관회의 △지역별 수출동향점검회의 등을 잇따라 열고 있다.

그동안의 수출정책이 현장에 제대로 정착이 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현대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이름도 헷갈리는 회의들은 문서상 실적을 점검할 뿐이지 수출기업이 바라는 애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고 있다”며 “최근에 개최한 수출비상대책반회의와 같은 형태의 회의를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업계로부터 그나마 호응을 얻고 있는 수출비상대책반회의는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업계의 요구를 사안별로 들어 해결방안을 찾는 회의로 3차례 열렸다. 산자부는 이 회의를 통해 25건의 개별 애로사항을 해소해 17억8천만달러의 수출증대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의에도 구성원인 부처 실국장 대신 하급 실무자들만 참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협조를 구해야할 금융기관과 신용보증기관 등에 ‘말발’이 서지 않는 등 운영상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무역관련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무역투자진흥대책회의’의 실무급 회의인 ‘무역투자 애로대책반회의’도 간부급 멤버들의 결석이 잦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여러가지 회의를 개최하면서 수출총력체제를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운영에서는 개선할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