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뇌물수수」 국세청 1위…승용차 헌납 세금 흥정

  • 입력 1998년 10월 26일 19시 43분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중앙부처 공무원의 뇌물수수 범죄 가운데 72%가 국세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재정경제위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의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중앙부처에서 적발된 뇌물수수 2백70건 중 72%인 1백95건이 국세청에서 발생했다.

국세청은 새 정부 들어 강도 높게 추진한 자체 사정의 결과를 감사원에 통보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적발된 세무공무원이 받은 뇌물은 모두 6억2천9백88만원이었으며 유형별로는 소득세 관련이 24건 1억1천3백80만원, 법인세 관련은 14건 1억1천70만원, 상속증여세 관련 5건 1천9백50만원, 부가가치세 관련은 39건 1억8천7백65만원으로 드러났다. 세무공무원들은 사무실과 휴게실 구내식당 복도 화장실 주차장 등에서 뇌물을 받았다고 김의원은 밝혔다.

김의원이 공개한 세무공무원의 뇌물수수 사례는 다음과 같다.

▼납세자에 차량 받아〓나주세무서 8급 공무원은 96년 8월7일 납세자로부터 업무편의조로 1백만원을 받은 뒤 97년 9월 18일 납세자의 부인 소유 시가 2천5백만원 상당 차량을 본인 친척 명의로 소유권을 바꿔 사용했다.

▼납세자와 세금 흥정〓동울산세무서 직원은 95년 1월 납세자에게 5천만∼6천만원의 세금을 2천5백만원으로 줄여주겠다고 먼저 제의한 뒤 4백50만원을 받았다.

▼부당업무처리〓부산진세무서 8급 직원은 96년 3월 초 관내 업체로부터 95년 하반기 부가세 납입과 관련해 결손처리해주는 조건으로 5백만원을 수뢰했다. 삼성세무서 부가세과 직원은 1백30만원을 받고 위장 신용카드가맹점을 개설하기 위한 사업자등록증 3개를 발부했다.

▼직위를 이용한 영업〓해운대세무서 6급공무원은 16년간 소비세 업무를 담당하면서 95년경부터 97년 2월까지 직접 국산주류를 무자료로 유흥업소에 공급했다.

〈백우진기자〉wo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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