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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0월 14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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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 1·4분기(1∼3월) 전후로 전망하고 있고 민간경제연구소들은 3·4분기(7∼9월) 또는 4·4분기(10∼12월)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금리 인하와 엔화강세 및 국제 원자재값 하락이라는 ‘신3저’현상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경기의 조기회복을 점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3저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는 소리도 공존한다.
대부분의 민간 전문가들은 경기저점 시기가 구조조정 속도와 기업경쟁력 회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다.
▼ 경기 저점은 언제인가 ▼
산업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1·4분기에 경기가 저점에 닿은 후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은 8월 부도업체수가 작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둔화되고 있어 빠르면 내년초 경기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 정순원(鄭淳元)전무는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는 시기는 단순히 지표상으로 볼때 내년 1·4분기나 2·4분기가 되겠지만 기업의 시설투자 확대 등 피부로 느끼는 경기회복은 내년 후반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멕시코와 같은 V자형 보다는 구조조정의 지연 등으로 저점기간이 오래가는 완만한 U자형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기영(鄭琪榮)삼성금융연구소장은 “내년 하반기 아니면 2000년까지 경기 저점이 계속될 것”이라며 “설령 경기가 회복세 조짐을 보인다 해도 국내경제 기반이 워낙 취약해 저점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L자형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3저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
전문가들은 일단 신3저가 불황에 허덕이는 세계경제를 유리한 국면으로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86년의 3저 때와는 배경과 파급효과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어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동향분석팀장은 “최근의 신3저는 개도국에서 손실을 입은 투기자본(헤지펀드)의 급격한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도 최소 2∼3%포인트가 더 인하돼야 하며 독일 프랑스 영국 등도 최소한 이 폭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국의 수출시장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다.
▼ 대책 ▼
신3저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의 짧은 기간을 구조조정 완료와 기업경쟁력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대우경제연구소 한상춘(韓相春)국제경제팀장은 “엔고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용하려면 원화 환율을 가급적 현수준으로 유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팀장은 “신속하고 공정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과도하게 위축돼 있는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현오석(玄旿錫)경제정책국장은 “신속한 재정집행으로 실물경제를 살리는 동시에 한계기업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만큼 과감한 기업 지원을 실시해 내수증진과 수출확대를 동시에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