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RD보고서]『아시아國 부양책펴야 경제위기 극복』

  • 입력 1998년 9월 29일 19시 11분


세계은행(IBRD)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지출 증대를 통한 경기부양과 이자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29일 공개될 IBRD보고서를 미리 입수해 27일 보도하면서 IBRD는 아시아 각국이 수출부진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세계은행의 지적은 긴축정책과 재정수지흑자를 강조해온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구제금융 프로그램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금융위기 대처에 적절치 못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타임스는 IBRD가 또 동아시아 각국이 금융위기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데 큰 우려를 표시하고 가장 타격을 입은 빈곤층과 저임금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시아 각국이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임금하락과 생필품가격의 상승, 교육관련 지출이 줄어들면서 사회적 불안이 높아가고 있기 때문에 IMF와 IBRD는 앞으로 경제회복을 위한 지원 못지않게 사회적 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지원전략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

보고서는 동아시아의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각국이 수요를 창출, 소비를 늘리면서 동시에 재정 및 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개혁을 실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IBRD는 94년 금융위기를 겪은 멕시코는 인접국인 미국의 호황으로 위기탈출이 용이했으나 한국 등 동아시아는 일본의 불황으로 스웨덴의 경우처럼 경제회복에 10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재정지출확대가 가장 중요한 관건으로 일본이 1%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한국에는 장기적으로 0.9% 경제성장의 승수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어 “현재 각국의 경제적 여력으로는 자체적으로 재정지출을 큰 폭으로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국제자본이 다시 유입돼야 한다”면서 1백억 달러의 유입만으로도 한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을 1% 촉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서 경제활동이 10% 둔화될 경우 빈곤층은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지난 수십년간의 빈곤퇴치를 위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