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감사]삼미특수강 고가인수 경위 추적

  • 입력 1998년 9월 23일 19시 38분


감사원의 포항제철 특별감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주까지 포철 및 자회사 12개에 대한 현장감사를 끝내고 내부처리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번 특감에서는 그동안 빈번했던 경영진교체와 문어발식 사업확장 등을 집중적으로 감사했다. 정권교체, 특히 자민련총재인 박태준(朴泰俊)전회장을 의식한 ‘표적감사’가 아니냐는 시비도 없지 않지만 민영화를 앞둔 한국의 대표공기업 경영상태를 면밀히 점검해보겠다는 취지다.

막바지에 집중적으로 캐고 있는 것은 삼미특수강 인수와 하와이 연수원부지 매입의혹.

지난해 초 7천2백여억원에 인수한 삼미특수강의 경우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다는 일반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비싼 값에 인수한 경위가 의문에 싸여있다는 판단이다.

하와이 연수원부지의 경우도 지반이 약해 건축할 수 없는 땅인데도 시가의 2배정도 가격으로 사들인 것이 실수인지, 다른 내막이 있는 것인지를 캐고 있다. 감사원은 이들의 인수를 지시한 고위관계자를 밝혀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경영위원회’의 심의절차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어서 서류상으로는 누구의 이름도 드러나지 않지만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여러 의혹들이 난무한 만큼 결정과정의 투명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당시 김만제(金滿堤)회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철 관계자는 “김회장 시절 판매분야를 독립해 포스틸을 설립하면서 무성했던 특혜시비 등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는 것 같다”며 김현철(金賢哲)씨측에 대한 특혜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중임을 시사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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