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이용한 기업 회사채 발행,금리 되레 부추긴다

  • 입력 1998년 9월 13일 20시 18분


최근 재벌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외채 상환을 준비하고 있다는 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대규모 국공채 발행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맞물리면서 회사채 금리가 오르는 구축(驅逐)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회사채 발행 급증〓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회사채 발행 사상 가장 많은 1조원을 22일 발행한다. ㈜대우 8천억원, 삼성물산 5천억원 등 이달에만 6조7천5백45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쏟아져 나온다.

회사채 발행액은 △5월 1조4천5백억원 △6월 1조9천9백억원 △7월 6조6백억원 △8월 6조6천3백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 추세.

대기업들은 해외 조달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높은 금리역전 현상이 계속되자 회사채발행→원화자금 조달→달러 매입→외채 상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업들은 회사채수익률이 연 12∼13%대로 국내 조달금리가 해외 금리보다 7%포인트 가량 낮기 때문에 만기를 연장하기 보다는 만기가 돌아오는대로 상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올해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민간부문 외채는 1백50억∼2백억달러 정도.

이중 절반 가량은 수출입과 관련된 무역금융으로 만기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금융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외국 금융기관들이 만기연장 때 금리인상을 요구, 연장 금리가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금리(연 15%선)보다 훨씬 높은 20%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상환을 꾀하고 있다는 것.

▼걱정스런 구축효과〓정부는 연말까지 모두 63조원의 국공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대규모 국공채 발행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판단한 재벌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시기를 앞당기면 금리 상승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5대그룹이 채권시장의 자금을 싹쓸이하면 중규모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해 운전자금을 확보하기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11일 연 13.10%를 기록,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연 13%대로 다시 올라갔다.

외채상환용 달러화 수요가 늘면서 환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8월까지 안정추세를 유지해온 원―달러 환율은 9월들어 꾸준히 상승하면서 11일 한때 1천3백70원선을 돌파했다.

〈김상철·이강운기자〉sckim0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