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외환사정 다시 나빠질듯…러 금융위기등 영향

  • 입력 1998년 8월 24일 19시 22분


러시아 금융위기의 여파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기업 투자기피로 외자도입이 갈수록 어려워져 만기도래하는 외채가 많은 연말에는 외환 사정이 다시 악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월부터 9월까지 유럽금융시장을 중심으로 15억∼2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단계적으로 발행하려던 성업공사는 발행 계획을 무기 연기했다.

2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성업공사는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부실채권 매입을 위해 1단계로 프랑크푸르트에서 10억독일마르크(약 5억6천만달러)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산업은행 채권이 잔존만기 5년기준으로 21일 뉴욕시장에서 가산금리가 8.70%를 기록하는 등 연일 폭락세를 보임에 따라 발행 계획을 보류했다.

올 가을중 8억달러 규모 외채를 발행하려던 산업은행도 재경부의 만류로 발행 계획을 취소했다.

삼성 현대 등도 해외증권 가산금리가 8.75∼9.75%로 상승, 외환위기 발생 직후인 작년 12월 수준으로 돌아가자 추가 발행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기계설비와 종합건설업을 하고 있는 Y기업은 최근 뉴욕 투자자들과 1천5백만달러를 조달하기로 의향서를 교환했으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수준 이상의 금리 지불을 요구, 외자도입을 포기했다.

이렇게 외자도입 여건이 나빠지고 있으나 연말까지 필요한 외환은 10월부터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민간기업 외자 44억4천만 달러와 무역신용 외환수요 44억4천만달러를 합해 90억달러에 이른다.

12월중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하는 단기 차관도 원금 28억달러에 이자 3억달러를 보태면 31억달러나 된다.

여기에 무역수지 흑자도 매월 줄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한상춘(韓相春)국제경제팀장은 “국내외 요인으로 올해말 외환수급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최소한 5백60억달러 이상 가용외환보유고를 쌓아야 된다”고 말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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