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안貨-홍콩달러 태풍 막아라』…수출 큰타격 우려

  • 입력 1998년 8월 9일 20시 27분


정부는 양쯔강 수해에 이은 국제헤지펀드(투기자금)의 홍콩달러화매도 공세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보고 가용 외환보유고 조기 확충 등을 통해 국내 외환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미국 등의 헤지펀드가 5일경부터 홍콩달러화 공략을 가시화한데 따라 아시아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7일 미국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3백6원에서 1천3백26원로 오르고 8일 주가도 더욱 하락했다.

국내 외환 및 주식시장이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증대와 홍콩달러화 불안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위안화는 양쯔강 홍수 이후 중국 암시장에서 이미 5% 가량 평가절하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는 홍콩달러화가 폭락할 경우 대(對)중국 외국투자자금의 대거 유출→중국의 외환 및 경제위기→아시아 금융위기 확산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우리 경제 충격〓위안화는 현재 달러당 8.27위안에서 9위안으로 8% 정도 절하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이미 작년보다 4.3%가 줄어든 대 중국 수출은 10% 정도 더 감소할 전망.

또 중국 상품의 가격경쟁력 강화로 제삼국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대책〓정부는 가용 외환보유고 연말 목표치(4백30억달러)를 조기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9일 현재 보유고는 3백92억달러.

이에 따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추가 발행 △올 연말 만기가 되는 국제통화기금(IMF)지원 단기외채의 상환 연기 △서방선진 13개국의 IMF 프로그램에 따른 제2선 지원금 80억달러의 연내 도입 방안 등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또 한국은행을 통해 금융기관에 지원한 외화지원금 1백2억달러를 가급적 조기에 회수하기로 했다.

한편 종합상사 등은 중국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시간문제로 보고 수출타격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중국측의 내수시장 부양책에 대비해 정보 통신 기계 등의 대중국 수출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중국바이어들의 물품대금지급 지연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신규거래선 신용조사 강화, 중국내 신용장 발급은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병희·김상철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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