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그룹 외화 1억6천만달러 해외도피혐의 수사

  • 입력 1998년 7월 31일 07시 07분


신동아그룹이 물품을 수출하는 것처럼 관련서류를 조작해 국내 은행에서 1억6천만달러(2천80여억원)를 지원받아 해외로 빼돌린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신동아그룹이 이 돈중 상당액을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에 입금시킨 것으로 보고 자금흐름을 추적중이다.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문영호·文永晧)는 30일 신동아그룹이 계열 무역중개회사인 신아원(현재는 SDA로 개명)을 통해 96년 5월부터 97년 6월 사이 러시아와 카자흐 등에 물품을 수출하는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민 뒤 국내 C, J, K, P은행 등에서 1억6천만달러의 수출지원금을 받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신아원은 무역회사가 수출대금을 30∼90일후에 받기 때문에 자금난에 시달리는 점을 고려, 은행이 수출대금을 받기 전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수출금융제도를 악용해 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조사결과 신아원은 미국에 ‘스티브영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설립, 이 회사에서 물품을 수입해 러시아 등에 수출하는 것처럼 허위 선하증권 등을 만든 뒤 국내 은행에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아원은 국내 은행에서 지원받은 1억6천만달러의 수출지원금을 수입대금 명목으로 스티브 영에 송금하는 방식을 통해 거액의 외화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또 신아원이 국내 납품업체에 지급한 55만달러가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에서 인출된 단서를 포착, 자금추적을 벌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아원에서 물품대금을 받은 국내 업체를 조사한 결과 물품대금이 스위스은행에서 인출됐다는 단서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아원의 외화도피에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이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최회장을 5월 말 극비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법무부를 통해 최회장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내렸다가 최근 최회장측의 요청에 따라 일시 해제했다.

한편 신동아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최회장이 개입한 사실은 없으며 스위스은행 계좌도 그룹과는 무관한 스티브영 회사의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형·조원표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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