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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7월 19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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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강원산업과 신원그룹이 기업구조조정협약이 적용되는 워크아웃 대상으로 새로 선정돼 워크아웃 대상은 고합 신호 진도 우방 거평 갑을 세풍 등을 포함해 모두 9개그룹으로 늘어났다.
고합그룹에 막대한 신규자금지원이 이뤄지면서 그동안 워크아웃을 꺼려온 그룹들이 자진해서 워크아웃을 요청하는 경우도 생겼다.
하지만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된 그룹들중 상당수에 대해 과연 회생을 고려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고합 신호 진도 우방 신원 등은 이미 한차례 이상 협조융자를 받은 그룹이며 거평은 최근 협조융자가 여의치 않던 상황에서 일부 계열사가 부도를 냈다.
거래기업이 파산할 경우 돈을 꿔준 은행들도 부실이 느는 만큼 ‘함께 살자’는 차원에서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할 수도 있으나 금융권이 워크아웃 확정시 적용되는 기업구조조정협약을 과거 협조융자나 부도유예협약의 재판(再版)으로 만들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재 워크아웃 대상으로 확정된 고합 신호 등은 2천7백억원, 4백20억원씩의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중 고합그룹이 지원받은 운영자금 1천2백60억원은 사실상 협조융자나 다름없다.
워크아웃은 본래 부채 워크아웃(Debt Workout)을 말한다. 회생가능성은 있으나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원리금 상환유예 △단기차입금의 중장기전환 △부채탕감 등을 통해 부채부담을 줄여 경영의 숨통을 틔워주자는 것이다.
협조융자성의 막대한 신규자금지원은 워크아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한국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새로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아야 회생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애초에 퇴출대상으로 분류하는 것이 기업구조조정의 취지에 맞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은행의 경우 시중은행중 가장 많은 그룹에 협조융자를 해주고도 고작 고합 하나만을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했다. 반면 최근 경영진을 대폭 퇴진시킨 조흥은행은 거평 강원산업 등 협조융자도 받지 않은 그룹들을 워크아웃 대상으로 과감히 선정해 대조를 보였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