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0일새 7% 떨어져 수출 『휘청』

  • 입력 1998년 7월 10일 19시 46분


불안하던 수출이 ‘환율 급락’이라는 복병까지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5개월간 1천4백∼1천5백원대에 환율을 맞췄던 수출업체들은 원화 급등으로 가격경쟁력이 급락하며 채산성이 크게 악화돼 수출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수출업체들은 “이렇게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에선 수출 상담을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국내 업체들의 수출 수익구조를 들여다보면 원화급등 사태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우리 수출업체들의 마진율은 통상 6,7%선. 그런데 지난달 중순까지 달러당 1천4백원대였던 원화 환율은 10일 1천3백원대로 내려앉았다. 20일만에 7% 가량 급락한 셈.수출을 할수록 손해를 볼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장안평의 중고 자동차 수출업체인 J사는 지난달초 동남아 수입업체와 1천3백98원대에서 수출계약을 했다. 그러나 물건을 선적할 시기에는 환율이 1백원이나 떨어져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물건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J사측은 “이렇게 불안한 상황에서는 수출을 해봐야 남는 게 없다. 당분간 수출 물량을 최소화할 생각”이라는 입장.

한국무역협회 신원식(申元植)상무는 “최근 환율급락 같은 수출 불안요인들이 앞으로 자꾸 발생할 것”이라면서 “선물환시장 활성화등을 통해 수출시장 안정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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