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증가세를 유지한 국내 제조업체의 총생산능력이 올해들어 처음으로 5월에 전월대비 감소,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6일 금융연구원이 재정경제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증가율에서 생산능력증가율을 뺀 수치로 투자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자본스톡조정압력이 2·4분기(4∼6월)에 -18.53으로 분기별로는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전자 철강 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 5대업종은 1∼6월 -18.8%에 달해 역시 최악을 기록했다.
이 수치가 플러스로 나타나면 설비확장이 늘어날 것을 예고하는 것이고 마이너스면 설비투자가 감소할 것을 나타낸다.
지금까지 자본스톡조정압력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88년 2·4분기 -9.04였다.
설비투자 9∼12개월 뒤에 통계로 나타나는 제조업 총생산능력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설비투자 감소로 점차 줄어들 조짐이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중 2백29개 품목의 2천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생산시설 총량을 조사한 제조업 총생산능력이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월별 생산능력 추이를 보면 올해들어 1월 0.1%, 2월 2.1%, 3월 2.4%, 4월 1.0% 등으로 소폭이지만 전월에 비해 증가하다가 5월에는 올해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설비투자 감소세가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설비투자는 96년까지 계속 전년대비 증가하다가 97년 1·4분기(1월∼3월) 0.2% 감소를 시작으로 올해 1·4분기 -40.7%까지 급감하는 등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95년(9.3%) 96년(7.6%) 97년(5.8%)간 계속 증가했던 제조업 총생산능력은 올해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