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해태그룹 역사속으로』 모기업마저 퇴장

  • 입력 1998년 6월 19일 07시 21분


‘영원한 기업 신화는 없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섬유산업을 주도했던 한일그룹이 끝내 그룹해체의 비운을 맞았다.

18일 금융감독위원회가 한일그룹의 모기업인 한일합섬과 3개 계열사를 몽땅 퇴출대상 기업으로 판정함에 따라 그룹의 공중분해가 불가피해진 것.

한일그룹은 김중원(金重源)그룹회장의 선친인 김한수(金翰壽)회장이 부산에 설립한 경남라사를 모태로 출발했으며 56년 경남모직, 64년 한일합섬을 설립하면서 때마침 불어닥친 섬유호황을 타고 급성장했다. 73년 단일업체 최초로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며 고도성장을 계속했으나 80년대 중반 급격한 임금상승과 화학섬유 수출부진으로 기업세가 꺾였다.

그럼에도 86년 국제그룹 계열사인 국제상사 남주개발 등을 합병하면서 외형불리기에 힘써 한때 재계 15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계속된 방만한 경영과 무리한 확장으로 올해 30대그룹에서 탈락, 결국 몰락의 운명을 맞게 됐다.

한편 해태그룹도 “기업의 모태인 제과만은 살려야 한다”는 박건배(朴建培)회장의 간절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해태제과가 퇴출대상에 포함되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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