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통신사업 손뗀다…통신업체지분 매각방침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한국전력이 장영식(張榮植)사장의 취임을 계기로 통신사업에서 철수할 움직임이다.

15일 한전이 기획예산위에 제출한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신세기통신 두루넷 등 통신사업에 참여한 지분을 점차 매각하고 △유선방송(CATV)전송망 등은 기존 사업을 당분간 유지하되 신규투자는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장사장도 여러차례 “한전 본연의 전력사업에 충실하고 한눈을 팔지 않겠다”며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는 통신사업에서 철수할 뜻을 비쳤다. 장사장 취임후 정보통신사업본부가 기술본부로 흡수통합되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됐다.

한전의 통신사업철수는 통신업계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한국통신 독주 지속〓한전은 최근 몇년간 6천억원을 투입해 시내전화 시외국제전화 이동통신 전용회선 등 각종 통신사업에 진출, 한국통신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해왔다. 특히 케이블TV전송망분야에서는 한국통신을 제치고 시장의 80%를 장악,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전화사업도 시작할 계획이었다.

이런 한전이 통신사업에서 철수하면 한국통신에 강력한 라이벌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방송 통신서비스 준비차질〓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두루넷 등 한전의 광통신망을 이용하려던 통신업체들은 사업준비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권을 허가받은 24개 지역 케이블TV방송국도 한전이 케이블TV전송망에 신규투자를 하지 않아 서비스준비에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통신업체 경영권 변화〓한전이 보유한 신세기통신의 지분 3.3%는 현재 1% 차이로 경영권을 분할하고 있는 포철과 코오롱의 신세기통신 경영권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전이 어디로 지분을 매각하느냐에 따라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두루넷 아이네트의 주인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