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회장 일문일답]『국제합작銀 설립 빨리 이뤄져야』

  • 입력 1998년 6월 9일 17시 08분


『금융산업의 발달없이 선진국이 될 수 없음을 아는 이상 대기업이 공동 출자하는 국제합작은행의 설립은 시급히 이뤄져야 합니다.부실은행 처리방안을 놓고 하늘만 쳐다보면 해법이 나오지 않습니다.』

金宇中 대우그룹 회장은 9일 전북 군산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계가 공동 출자하는 국제합작은행 설립의 필요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1년6개월여만에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金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시종 경상수지 5백억달러 흑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수출만이 살 길임을 역설했다.

다음은 金회장과의 일문일답.

-현재의 경제여건에 대해 평가한다면.

▲약간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을 잃어서는 안된다.움츠러들 필요가 없다.기업들의 차입경영을 매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30여년간 부존자원없는 나라에서 1조억달러 규모의 시설투자를 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온 기업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곤란하다. 남미는 돈을 빌려 써서 없애버리지 않았는가.

-기업들의 외자유치 방향은.

▲새로운 시설을 세우기 위한 외자유치보다는 기존 시설을 1백% 가동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외자유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관련, 전경련 회원사들에 따르면 현재 2백∼3백건 가량의 외자유치가 향후 1년내에 가시화될 것이다. 내년말이 되면 정부 및 기업의 외환보유고가 1천억달러에 이를 것이다.

-자동차 내수부진 타개책은 있는가.

▲누비라 동급 차종의 경우 내수가 85% 가량 줄었다. 자동차회사들의 대처가 늦었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 휴가가 끝나면 수출이 늘어나면서 재고가 많이 줄 것으로 본다.

-실업사태가 우려되는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실업자들이 갈 곳이 없다.실업수당을 주면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기업의 가동을 정상화하는 것이 정도다. 그렇지 않으면 실업자조직이 생기고 부인, 아이들도 거리로 나와 데모할 수 있다.

-대우가 국제합작은행 설립을 추진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오해가 있었다. 대우가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재계가 공동 출자하자는 것이다. 4∼5대 그룹이 페널티 차원에서 20억달러를 출자하고 미국의 시티은행이나 체이스맨해턴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20억달러를 출자해 합작은행을 만들자는 얘기다. 그리고 국내 대기업들은 은행 경영에 참가하지 않고 2∼3년뒤 주식을 합작 은행에 파는 조건을 걸면 일이 이뤄질 것이다.

-은행 설립 시기등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올해안에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전경련 회원사들과 논의할 생각이다.미국계 은행 외에도 유럽계, 일본계은행 등과의 합작을 통해 3개 가량의 리딩뱅크를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같다. 외국기업도 참여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한미은행 설립을 생각하면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서울은행, 제일은행을 인수할 것인가.

▲그냥 둘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늘만 쳐다볼 수 없다.일이 되도록 해야 한다.그러려면 두 은행 인수를 통한 국제합작은행 설립 방안이 검토될 수 밖에 없다.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은.

▲정부와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이를 가시화하는데 너무 조급해해서는 안된다. 물론 5대 그룹 계열사라도 전망이 안좋은 기업은 퇴출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강제퇴출이 끝나면 남은 기업에 대해 대출금 상환유예, 대출금출자전환 등의 조치가 있지 않겠는가.

-기아 문제는 어떻게 되나.

▲골치아프다. 회사정리계획안에 따른 법원의 판정이 나오는 선에서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현대, 대우밖에 없지 않느냐. 그 이전에 우선 과잉생산을 줄이기 위해 현대 대우 기아 등이 각각 1개 라인씩을 뜯어 외국에 수출해야 한다. 남는 근로자는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하면 된다.

-기아를 인수하면 부채비율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다른 것 팔아서라도 2백% 맞추면 될 것이 아닌가.

-한화에너지 정유 인수문제는.

▲이란국영석유회사(NIOC)가 우리에게 함께 인수하자고 요청해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NIOC 협상진과 한화측이 의견접근을 본 매각금액이 한화에너지 현 주식값의 5∼6배가 되기 때문에 NIOC 본사가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이란정부의 판단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GM과의 협상은.

▲잘 되고 있다.기다려달라.

-다른 기업은 계열사를 줄이는데 대우는 확장경영을 하는것 같다.

▲기업인은 기회가 있으면 해야 한다.꼭 움츠러들 필요는 없지 않으냐.

-대우가 해외법인에 대한 과도한 빚보증때문에 어렵다는 소리가 있는데.

▲대우를 모함하기 위한 소리다. 지역본사제도를 만든 것은 국내와 해외간의 경영을 분리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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