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백화점 직원-입점업체 『우린 어떻게 되나?』

  • 입력 1998년 6월 3일 19시 34분


“13년동안 살아온 집인데 하루 아침에 나가라고 하면 우린 어떡합니까?”

그랜드백화점 본점 5백여 직원들이 졸지에 힘없는 ‘세입자’ 신세가 돼버렸다. 롯데백화점이 2일 그랜드 본점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고용승계를 인수조건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

‘방을 빼야 하는’ 기한은 다음달 2일. 롯데측은 건물 외형만 두고 전직원과 입점업체들, 심지어 식품매장의 냉장고 등 부속시설까지 남김없이 ‘빼줄 것’을 요구했다. 업계에서 여지껏 크고 작은 인수합병이 있었지만 이같은 파격적인 방식은 처음.

롯데와의 인수협상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주말 처음으로 알게됐을 때만 해도 고용승계가 당연히 되리라 믿었던 직원들로서는 아닌 밤중에 날벼락을 맞은 셈.

그랜드 경영진은 7월과 10월 각각 개점하는 인천 계양점과 그랜드마트 강서점을 중심으로 직원들을 전원 분산배치시키겠다고 약속, 직원들을 달래고 있는 형편이지만 종업원들은 영 마음이 안놓이는 표정들. 그래서 본점 직원들이 전원 복직할 때까지는 신입사원을 일절 채용하지 않는다는 방침까지 정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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